주차미터기 민영화 이익은 업체-부담은 주민
시카고 주차 요금 미터기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투자가들은 막대한 수입을 올렸지만 그 부담은 고스란히 시카고 주민들에게 전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회계법인 KPMG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시카고 시내에 설치된 주차 미터기에서 징수된 요금은 모두 1억362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의 9160만달러에 비하면 48.7% 늘어난 수치다. 주차 요금 징수가 증가한 것은 기본적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된 것이 컸고 몬트로스 하버에 새로 주차 미터기가 설치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주차 미터기 운영을 맡고 있는 시카고 파킹 미터스사는 75년 간의 리스 계약 기간 중 14년이 지났지만 벌써 초기 투자 비용 11억6천만 달러를 모두 회수했을 뿐만 아니라 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소유하고 있는 네 곳의 지하 주차장 역시 작년 수입이 좋았다. 2021년 2200만 달러를 벌어 전년도의 1620만 달러에 비해 38% 증가했다. 스카이웨이 역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9200만달러에 비해 35% 증가한 1억1430만달러의 수입을 거뒀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은 시카고 주민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리차드 데일리 전 시장 재임 당시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민간 기업들에 운영권을 넘겼기 때문이다. 당시 데일리 시장은 공무원 연금 부담금을 충당하고 재산세 인상을 억제한다는 이유로 시 자산을 민영화했다. 하지만 당시 거래는 시의회의 충분한 논의 없이 추진한 졸속 행정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됐다. 다운타운 주차 미터기 요금의 경우 2008년 시간당 3달러에서 2013년 6달러50센트로 올랐고 현재는 7달러다. 반면 주차 미터기에 투자한 민간 업체들은 2020년 1300만 달러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팬데믹 기간 시는 거리에 설치된 미터기 앞에 식당을 위한 파티오를 만들었는데 이럴 경우 시카고 파킹 미터스사에 비용을 지불하기도 했다. 이는 영업권을 침해했다는 리스 계약에 따른 것으로 상하수도 공사와 같은 경우에도 시청이 민간업체에 비용을 지불했는데 이런 금액만 지난 12년 동안 무려 788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이미 21억달러의 수익을 얻었으며 적어도 투자 금액의 여섯 배 이상의 이득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감사 결과 나타났다. 만약 시카고 시가 민영화 대신 별도의 운영 기관을 지정해 독자적으로 주차 미터기와 지하 주차장, 스카이웨이 등을 관리했으면 주민들에게는 훨씬 큰 이익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Nathan Park 기자주차미터 민영화 주차 미터기 시카고 주민들 시카고 주차